-내가 좋아하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는데 일기를 쓸까 하다가 미룬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어서 그냥 일기를 미루기만 한 게 됐다.

-쩌리오빤 나에게 누워만 있는 돼지라고 했다.

-어제의 누워만 있는 돼지 드립을 되내이며 오늘은 무언가 근사한 하루를 보내겠다고 밤새 다짐했다. 하지만 명절을 앞두고 할 수 있는 게 도저히 떠오르질 않는다. 점심으로 오징어볶음 만들었는데 재밌었다. 나는 주부가 적성에 맞는 것 같다. 결국 오늘도 뒹굴 외에 한 게 없군. 한심한 쩡유경. 그래도 카페에 오니까 좋다. 여기서는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집도 카페처럼 만들어볼까. 일단 페인트는 주문했다. 곰팡이 주방에 칠을 할 생각이다. 영상 찍어서 유튭에도 올릴까 생각했는데 오빠도 마침 그 얘길 하길래 꼭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빠가 서브웨이 샌드위치 얘길 해서 먹고 싶어지는 바람에 서브웨이에 갔다. 이번에는 서브웨이 클럽에 도전했는데 맛있었지만 다른 샌드위치랑 비슷하기도... 역시 에그마요가 짱이다. 오히려 오빠 따라 갔다가 먹은 별로 먹고싶지 않았던 오뎅이 더 맛있었다.

-트위터를 다시 깔았다. 인스타그램보다 훨씬 나에게 맞는 것 같다.

-엄마가 온다고 해서 아침부터 청소기도 돌리고 바닥도 닦았는데 엄마는 정작 집에 5분정도 밖에 머물러있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집도 잘 못찾았다. 나는 빨리 면허를 따고 싶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미저리와 나의 삶을 조금 분리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오빠가 없을 때면 훨씬 덜 게을러지는데 그 이유가 모든 걸 오빠에게 맞추려는 내 잘못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빠가 일을 하는 9시 부터 6시 동안 나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밥도 12시에 맞춰 먹는다! 하지만 미저리의 삶을 생각해보면 그건 있다. 그래서 오빠는 오빠의 삶, 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시간동안 나는 배제된다. 그러다보니 내게는 서운함이 생기는데 막상 맘을 비우고 내 시간을 즐긴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닌자초밥 맛있었지만 내 생각보단 별로...

-결혼 후 첫 명절.

-하루종일 잤다. 정말... 어째서... 그렇게 피곤했을까? 오빠는 집에서 깝치며 줄넘기 하더니 종아리에 알이 베겼다. ㅋㅋ

-쇼핑리스트를 메모하며 내가 느낀 건 내가 생활용품에 욕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ㅋㅋ 난 다이소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급하게 필요한 건 행주, 머리고무줄, 지갑 정도였는데 딱 그것만 안샀다;; 다이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당활스러웠다.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단정하게 쓰고 싶은데 얼마전 기사에서 김여정의 글씨체를 공개하며 자음을 크게 쓰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자존감이 대단히 높은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자음과 모음을 비슷하게 쓰는데. 나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고 싶다.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는데 아침에 또 감는 것은 정말 귀찮다. 하지만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면 게을러지지 않는다. 전날 봐둔 미용실이 휴무여서 근처에 한군데 더 갔는데 거기도 닫혀있었다. 게다가 거긴 문앞에 흰색 비숑 한마리가 있다고 적혀있어서 앞으로도 못갈 것 같다. 결국에는 요거트스무디와 커피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부리또를 먹기 위해 건대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먹는 부리또 ♡ 정말 맛났다! 오빠는 곱빼기를 먹었으면서 내꺼도 한입 뺏어먹었다. 돼지야~

-낮엔 괜찮았는데 저녁엔 추웠다. 이런 게 일교차?

-아빠와 만나 곰탕, 쭈꾸미 비빔밥을 먹었다. 난 아빠와 어린이대공원을 산책하려 했는데 결국 카페에 가기로 했고 커피와 유자차를 시켜놓고 조금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아바는 집에 가겠다고 얼마 안있다가 일어났다.ㅋㅋ 그게 어쩌면 아빠답기도...

-돌아오는 길에 어제 닫혀있던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자르려 했는데 옴총 큰 개가 있어서 (그것도 짖고 있어서) 들어가는 것조차 실패했다. 요샌 미용실에서 개를 키우는 게 유행인걸까...

-1시 45분 영화인데 12시 반에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 앞엔 101호 김ㅈㅈ 언니가 다니는 교회가 있었는데 제7일안식일 예수재림교로 검색해보니 이단이었다. 충격... 내 자신을 불신해서 1시쯤 영화관에 도착했다. 즉석구이 오징어가 먹고 싶었는데 오천원이라... 버터구이 오징어 2개 삿까.

-영화는 재밌기 보다는 불편했다. 나와 2-3명의 관객을 제외하곤 시어머니 또래의 나이였는데 어떻게 봤을지가 궁금하다. 영화의 주인공 진영은 사법고시 1차에 붙었지만 임신해서 고시를 포기하고 결혼을 했다.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유명했던 대사 중 결혼을 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전에 내가 미저리와 싸울 때 했던 말과 비슷해서 놀랐다. 시어머니는 그렇지 않지만 우리 부부와는 그 부부가 비슷했다.

-드디어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별변화는 없지만 드라이까지 하고 나니 맘에 들었다.

-뭔가 하고 싶은 욕구는 100인데 몸과 맘이 나서지를 않는다.

-트위터를 정주행 하면서 예전에는 읽고 싶은 책도 많았는데, 하고 생각했다.

-그린존 친구들과 오랜만에 단톡을 했는데 미투 운동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조심스러워졌다. 그럼에도 그걸 모른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몇마디 쏟아냈다. 바보같고 미성숙하긴...

-쩌리가 퇴근 한 후 1인 1닭 도전했지만 둘이합쳐 1.5닭 정도로 그쳤다. 오랜만에 먹은 딸기는 꿀맛이었다.

-엄마는 노가다 하는 곳 청소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힘들 것 같아 걱정이다.

-아침일찍 쩌리오빠는 아차산에 등산을 갔고 나는 11시 반까지 서울대 입구로 향했다. 주리와 만나서 얘기하는 건 편하기 보다 설레는 맘이었다. 내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더니 ㅎ 은정언니도 오랜만에 얘길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일하는 중이라 얘기가 끊겨 아쉬웠지만. 담에 언니 쉬는 날에 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속이 안좋았다. 김치볶음밥을 먹는데 한 두 숙갈 먹고 못먹겠다고 느끼면서도 꾸역꾸역 먹고 시리얼까지 먹었다. 속이 급격히 더 안좋아졌고 전날 무한도전을 보며 먹었던 마른 오징어가 잘 소화가 안됐던 것 같다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두번정도 토를 했는데 두번째 토에서 기침할때마다 밥풀이 나와서 정말 기분이 드러웠다.

-내일은 부디 보람차야 할텐데. 머리를 말리며 한참 생각했다. 오빠가 머리를 말려주던 게 생각났다. 따뜻했지.

-2월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1년 중 가장 짧은 달인 만큼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그야말로 뭐했다고 벌써 3월이냐...라는 느낌. 일기를 쓰면서 느끼는 건 내가 아침형 보다 저녁형 인간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녁에는 내일 뭘 할지 계획도 짜고 의욕도 만땅인데 오전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서인지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는다.

-주리가 준 드립백은 향과 맛이 좋았다. 몇봉 안돼서 아껴먹어야 할 듯. 커피는 역시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최고다.

-결혼 후 늘어난 가족드르이 연락이 부담스럽다. 인생이란 어렵군.

-메추리알 장조림이 변해서 몽땅 버렸다. 뭔가 징그럽기도. 좀 아깝고 엄마한테 미안하다.

-레이어스 완결까지 다 봤다. 리뷰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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