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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1 16.09.27 혼밥일지


비가 왔다. 전날 술을 마셨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날은 쌀국수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라고 말하면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비가 온 날은 외투를 챙기지 않으면 춥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별로 가깝지 않은 사이인 친구와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자 곧장 헤어져 혼자 중앙역에 있는 이 쌀국수 집을 찾았다.

여긴 중앙역 지하철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컨테이너다. 버스정류장과 중앙역 그 사이랄까.

중앙역만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는 요즘 제법 우울하고 그럴수록 더 씩씩한 척을 하곤 한다.

목이 쉴 것 같다.

우울함은 허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나의 우울함 고독 외로움 같은 고질적인 감정들은 결국 배고픔로 귀결된다.

밥이나 먹자.

아주머니께 허락도 받지 않고 간판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금방 쌀국수가 나왔다. 만드는 데 5분도 안 걸리는 것 같음...

옆자리 남자는 혼자 베트남식 볶음밥을 먹고 있었다. 그 남자가 나가자 여자 한명이 들어와서 볶음면을 포장해 갔다. 모두가 혼자였다.

여기 쌀국수 진짜 존맛인데 가격이 3500원이다.

보통 쌀국수집의 절반 또는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 셈인데

그래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 맛도 아주 훌륭하다. 프렌차이즈 저리가라임.

아쉬운 건 반찬으로 내가 즐겨먹는 양파절임 대신 단무지와 김치가 나온다는 점 뿐이다.

그런데 김치도 중국산 김치가 아니라 진짜 사장님이 담군 거. 물어보지 않았지만 맛으로 확실히 알 수 있다.

국물까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칠리소스와 화선장이 적당한 정도로 미리 들어가 있어

매콤 짭잘했다. 아아...쓰면서도 침이 고이는 군....

길거리 음식 너무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분식에만 국한되어 있었던 것이 요즘에는

정말 고급요리까지 발전 한 것 같다. 쌀국수도 뭐 그 중에 하나이고.

기껏해야 타코야끼나 먹어본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음...우울하단 얘기로 시작해서 맛있단 얘기로 끝났군. 그런 맛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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