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다른 때보다 빨리 지나갔고 무척 피곤했다. 가족은 다 그렇게 가족이란 이유로 간섭하게 되는 걸까. 나는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내가 힘들까봐 걱정이라니. 엄마는 그런 외갓집의 영향을 어느 정도는 받고 어느 정도는 받지 않았다.

사촌언니 결혼식에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국수를 세 그릇째 먹는 엄마에게 왜 국수를 좋아하냐고 짜증을 내셨는데. 국수가 몸에 해로운 것도 아니고 뷔페 음식이 별로 맛이 없어서 그나마 입맛에 맞은 국수를 먹은 것뿐인데 너무했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냥 이런 저런 이유댈 것 없이 국수를 좋아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다. 국수를 세 그릇을 먹건 다섯 그릇을 먹건 두 분에게 피해가는 것은 1도 없는데. 엄마는 곧 울것처럼 울먹였고 난 그래서 화가 난 것 같다.

자신이 잘났다고 말하는 사람중에 잘난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겸손한 사람이야말로 잘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에 괴로웠다. 모두가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말하고 있어서... 뭔가 무섭기까지. 어떻게 그렇게 자신만만하지... 자신의 모든 말이 진리인양... 하지만 더 괴로웠던 것은 나 자신이 썩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도 어필해야 했던 것. 그게 바로 자신이 잘났다고 말하는 것이어서 힘들었던.

결혼할 사람있냐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다음부터는 그냥 몰라요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생각. 목소리도 큰 외갓집 사람들의 말을 3시간 넘게 듣고 왔는데 머리아팠다. 엄마가 불쌍하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공감하지 못했고 외갓집을 두둔했다. 나는 친가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친가는 차라리 간섭하지 않고 화목한 척 할 필요도 없어서 좋다. 친가가 짱나는 건 엄마의 독박제사준비 뿐임...하지만 그것은 이혼으로 끝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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