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어쩜 이렇게 신비롭게 예쁜 걸까...물고기가 있는 수조도 예쁘고...어차피 만들어진 아름다움인데 그걸 보면서 왜 나는 예쁘다는 생각밖에 못하는 걸까. 실제의 바다를 보면 너무나 멋지고 숭고가 어쩌고 저쩌고 또 그럴거면서. 바닷속에 있는 나를 상상해보자. 그러다가, 심해까지 들어가고... 무섭겠지 엄청...아주아주.... 그러다가 결국 물고기적인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고 싶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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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란 장조림을 하려고 계란 반 판을 삶는데... 계란이 넘 귀엽다. 옹기종기. 삶을 때 식초와 소금을 넣으면 계란이 터지지 예쁘게 익는다고 해서 드립다 부었는데 냄새만 나구 별로 였다! 소금을 넘 적게 넣은 것 같기도... 계란 장조림은 맛있게 되었지만 비주얼이 똥망이라 실망스럼. 사진을 찍지 않았다. 얼른 졸업하고 작업실 있는 곳으로 이사가서 요리 콘텐츠 찍어서 올리고 싶다...삼각대도 사고...그러면 요리하는 내 모습도 볼 수 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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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섯씨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한강 교수님의 장편소설 하나를 읽고 나는 미술에 굉장한 관심이 생겼다. 관심...이랄까 동경. 그런 느낌인데. 그 소설의 제목은 <그대의 차가운 손> 이다. 이후로 나는 미술을 하는 주인공을 종종 소설에 등장시켰다. 물론 늘 보기좋게 실패햐지만. 그리고 오늘, 장편소설 두 편을 더 읽으려고 마음 먹었는데, <바람이 분다, 가라>와 <희랍어 시간> 이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지난주와 이번주에 거의 쉬지 않고 과제만 했다...그리고 한동안 책을 거의 읽지 못했고, 읽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과외하는 학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강 교수님이 멘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갑자기 교수님의 소설을 읽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험기간이라는 고3에게 두 편의 장편을 읽도록 시켰다. 다 읽어올거라는 기대는 없다. 실은 내가 읽고 싶어서 읽으라고 한 걸 수도... 암튼 두 소설은 짱이고 이거랑 이제 내여자의 열매 정도만 더 읽으면 한강 교수님의 소설을 거진 다 읽는 것이 된다. 지난 학년 1학기에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적응을 잘 하지 못했었는데... 1학년 때 수업을 들었던 윤성의 교수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ㅋ-ㅋ)와 한강교수님의 나긋한 목소리가 완전히 상반되었던 것이 한몫 했던 것 같다. 그리고...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였기에 교수님의 옆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심장이 너무 쿵쾅쿵쾅...(아 윤성희 교수님의 소설도 좋아했다!;) 떨려서 그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 잊어버렸어...너무 떨려서. 아 또... 나는 한강 교수님의 책을 읽으면 작가의 말을 꼭 읽는다. 더 열정적이었던 나는 인터뷰 글이나 영상도 다 찾아봤지만. 작가의 말을 필사한...유일한 사람. 내가 생각하는 한강 교수님은좋은 교수님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좋은 작가다. 소설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교수님의 태도와 뭐라하지...그 모든 것이 소설가 자체다. 내가 닮으려고 무척 애를 쓰지만 절대 닮을 수 없는 것. 아무튼 오늘도 마음에 드는 페이지에 포스트잇 붙여놨다가 포스트잇 다썼다...무시무시한 책. 조금만 필사 해야지.


작가의 말..

  어두워 지기 전에, 하얗게 얼어붙은 강을 전철로 건넜다. 강의 가운데는 얼지 않아서, 얼음 가장자리에 물살이 퍼렇게 빛났다. 이제 정말 이 소설이 내 손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네 번의 겨울을 이 소설과 함께 보냈다. 바람과 얼음, 붉게 튼 주먹의 계절. 이 소설 때문에, 여름에도 몸 여기저기 살얼음이 박힌 느낌이었다. 때로는 이 소설을 놓고 서성였던 시간, 뒤척였던 시간, 어떻게든 부숴야 할 것을 부수며 나아가려던 시간 들을 이제는 돌아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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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목소리는 긴장한 듯 미세히 떨렸고, 두 눈은 노골적인 의심과 반감을 싣고 내 얼굴에 꽂혔다. 그 강한 감정으로 인해, 반쯤 죽은 사람처럼 건조하던 그의 얼굴은 처음으로 생생하게 살아난 것처럼 느껴졌다.


  죽음은 내 뒤를 따라다녔다. 때로 앞서서 걸어가기도 했다. 잠을 잘 수 없는 밤, 좀처럼 새지 않는 밤에, 어둠 속에 누워 있다가 그것을 느낄 때가 있었다. 다리를 바꿔 꼬아가며 밤새 나를 건너다보고 있는 그것의 눈을, 나는 땀을 흘리며 뒤척였다. 때로 삼촌을 불렀다. 인주를 불렀다. 아니, 그들을 부르지 않았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


  과속으로 달리는 택시 차창 밖으로 모든 것이 뒤섞여 있다. 먹처럼 엎질러진 어둠. 그 사이로 희미하게 빛나는 기둥들. 텅 빈 거리. 셔터를 내린 상점들. 얼어붙은 분수대. 거대한 납골당 같은 아파트 건물들. 소리 지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나뭇가지들. 


Posted by 버섯씨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하랄드 비베리 그림, 이상희 옮김_ <톰텐과 여우>

픽처북 수업 과제로 매주 그림책 모사를 하는데

하나같이 금손인 학우들에게 내 그림 보여주기가 정말 창피한데.

그래도 이번에 그린 건 쫌 마음에 든다. 아빠가 카톡 프사로 해놨다. 나도 ㅎ-ㅎ 

코팅해서 방에 붙여놓을 예정이다. (뭐 그럴 정도로 예쁜 건 아니지만)



절친 M양이 여우보고 노루라고해서 속상했다!

Posted by 버섯씨

1. 애인의 추천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몰랐는데 난 참 적응이 느린 아이... 핸드폰도 산지 몇 달 지났는데 아직도 적응을 못했다. 핸드폰 캘린더,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5월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5월엔 중요한 일이 많은데. 조금 번거롭더라도 다이어리를 봐야지. 그러라고 다이어리가 있는거다. 아무튼 적응 못했으니까 그냥 트위터처럼 남이 몰랐으면 좋겠는 잡소리를 잔뜩 늘어놓아야지. 웹상에서 나는 아주 지나친 수다쟁이다.

2. 나는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그걸 블로그에 옮기는 형식으로 일기를 써왔다. 사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예정이지만, 소설을 쓰러 카페에 왔는데 자꾸 소설을 쓰기 싫고 딴짓을 하고 싶어서 블로그를 켠 것이다. 아무렇게나 말을 쏟아내고 있다. 나중에 보면 또 후회하겠지.

3. 어제는 4월 16일이었다. 세월호 2주기다. 벌써 2년이 지났다. 작년에도 비가 왔고, 어제도 아주 오랫동안 아주 많은 비가 내렸다.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데 비가 오면 어쩐지 그러지 못한다. 나는 비가 오면 아주 무기력해지고, 자꾸만 잠을 잔다. 어제도 14시간동안 잤다. 아빠가 정말 오래잔다 하고 말했다. 4월 16일은 엄마아빠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아빠는 4월 16일은 아주 안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두 분은 이번에는 정말로 이혼을 하기로 했다. 어제는 우리집을 계약한 아저씨가 와서 집의 이곳저곳을 줄자로 재고 좋은 집을 인수하게 되어 고맙다고 말씀하시곤 가셨다. 아저씨는 아이가 둘 있다고 했고, 내 방의 책장은 그 두 아이가 쓰게 될 것이다. 자상한 아버지다, 라고 아빠가 말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애인을 만나면서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챙겨주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실은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잘 챙겼다면 두 분은 이혼하지 않았을까. 내 방을 청소했는데 생각보다 버릴 게 없었고, 생각보다 짐이 없었다. 5년동안 써온 다이어리와 열세 살부터 모아온 편지들은 버릴 수도 챙길수도 없어 일단은 그냥 두었다. 다음 달부터 아빠와 엄마가 원룸을 구하는 것을 도와야한다. 생각만해도 귀찮지만 귀찮은 마음보다 걱정되는 마음이 크다. 아직도 마음이 안 좋다. 비가 왔고, 너무 슬픈 날이었다. 어제는.

어떻게 지나가라고 비둘기 새끼들앙


지하철에서 비둘기가 죽어 있는 걸 봤다. 철로 바로 옆에 있었는데 몸이 기괴하게 꺽여있었다. 바람이 불어서 털이 날렸는데 그 때마다 혹시 살아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애인은 고향에 있는 할머님 병문안을 다녀왔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내가 비둘기가 죽은 걸 봤다고 말했더니 너도 아팠겠다, 했다. 너무 착한 애인. 보고 싶군. 

이제는 그래도 소설을 쓰러 가야지. 딴짓도 조금 했다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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