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것도 빠쁜 건데. 언능 일해서 '월급'을 받고 싶다. 그게 무척 간절함. 긴장과 피로로 인해서 한동안 블로그를 하지 못했다. 그치만 친구들을 만나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항상 있었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나에게 그 시간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책대여점에서 만화책을 빌려보면서 어쩌면 10년 전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나를 느꼈고 그게 또 좋았다. 숏컷으로 잘라버리는 바람에 머리는 망했고 당분간 자존감이 하락할 예정이다. 그래서 나도 살을 빼야겠는데 먹는 건 왜이렇게 좋은지. 내일 뭐먹지...

인스타구램에는 왜 다 예쁘고 자랑할만한 사진을 올리는지 이해가 불가하면서도 왠지 쭈구리같은 나의 모습과 나의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지 못하고 그냥 폰 갤러리에만 남아있다.

저작자 표시
신고

'버섯씨의 소소한 일상 > 포스팅을위한 포스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초도 힘들군  (0) 2017.03.12
2월 초란 힘들군  (1) 2017.02.07
2016년 티스토리 블로그 결산!  (2) 2017.01.19
초대장 9장  (52) 2017.01.10
[초대장배부] 티스토리 블로그로 초대합니다.  (30) 2016.11.12
과제목록  (0) 2016.10.15
Posted by 버섯씨

0

드디어 일기장을 샀다. 지금까지 샀던 일기장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일기장이다.


1

내일은 CM 오리엔테이션 있는 날이다. 그리고 곧 교육이 시작된다. 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수도 있는데 차라리 빨리하고싶은 마음이다. 


2

생리터졌다. 약을 먹어도 통증이 있다. 


3

선주에게 선물이 왔다. 마음착한 아이. 선주가 꼭 예술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4

아침일찍 일어나서 오리엔테이션 다녀왔다. 유니폼도 받고 교육도 받고 동기들도 만났다. 넘 좋은 것이다.


5

두 시간 동안 꿀잠을 자고 잠실로 향했다. 홈플러스에서 치즈도 사고 흰 운동화가 필요해서 샀다. 돈을 벌려고 일하는 건데 자꾸 돈 쓸일만 생긴다.


6

롯데리아에서 오빠랑 계이득 팩을 먹었다. 오빠가 나한테 새우버거를 양보했다. 맛있긴 했지만 오빠꺼를 한입 뺏어먹을 때보단 아니었다. 미안했음


7

오늘 진짜 추웠다.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글씨가 예쁘게 안 써진다. 짜증남


8

지브리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바람이 분다>를 봤는데 수선 맡겨둔 바지 때문에 집중하지 못했고 바지를 찾고 왔지만... 

영화 해석이 좀 난감해서 유튜브로 해석을 찾아봤는데, 그래도 나의 실망은 좀 변하지 않았다.


8 -1*

쓰고 있는데 자꾸 내가 일기를 블로그에 업로드 했었나 하는 생각이? 뭐지 이 알 수 없는 기시감은


9

6주동안 돈을 아끼겠다는 내 계획은 지켜지고 있으며 나의 정신력에 무척 놀라고 있다.


10

이렇게 열심히 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갑자기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11

김남중 작가의 싸움의 달인은 여러모로 좋았다. 장점과 단점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입에 지식인에 싸움의 기술을 올린 후 Q&A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은 아주 신선하고 잼있었음. 깨알 닉네임 같은 디테일이 엄청났다. 하지만 후반으로 가서, 재개발 얘기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동화에서 너무 많이 읽은 장면이 나와서 좀 아쉬웠다.

12

발렌타인 쪼콜렛을 시간에 쫓겨 사지 못했다. 재작년엔 쿠키 구워주고 작년엔 가오나시 인형 사줬는데... 아무리 바빴다고 해도 반성해야지. ser이는 "나도 남자라고!" 라며 잉잉 거렸다.


13

일기를 쓰려다 말고 잠이 들었다.


14

티백을 우리다가 손을 데었다. 화상 연고를 샀는데 9천원이어서 살 수 없었다. 엄마카드로 결재했다. 멘탈이 살짝 무너짐. 울뻔했다. 고모님께서는 신세계 상품권을 주셨다. 


15

졸업식. 졸업식의 모든 장면이 꿈만 같다. 교육 때문에 못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게 된 것도 신기하고. 뭔가 뒤죽박죽.

친하지 않던 사람에게도 가족들 앞에선 기를 살려주려 서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했고. 웃음과 꽃다발이 있었고. 그린존쓰는 많이들 취업을 했다. 

이모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이야기 할 땐 미웠다.

다동 3층 복도에서 엄마와 이모, 아버님 어머님, 어찌가 만나 인사했다. 왕뻘쭘ㅋㅋ. 신기한 경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돼지갈비를 먹고 잠실에 가서 오빠의 가족들과 맥주를 마셨다. 호텔에서 맥주 마실 때 기분 가장 좋았다.


16

중요한 일이 많아서 일기를 몰아 썼는데 다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17

같이 실습했던 소별이가 오늘부터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좋지만 수빈이가 제일 좋았는데 넘 슬펐다.


18

블로그는 당분간 쉬고.


19

사고싶은 것.

뒤집개. 집게. 튀김기. 미니그릴. 다리미. 옷. 전기포트. 젓갈. 액자. 쯔유. 모자. 가방. 블러셔.

왜케 많아.


20

폭풍같은 일주일이 지나가고 3월이 됐다. 3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이다. 내 생일도 있고 봄이면서도 살짝 춥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좋은 달이기 때문이다. 'ㅅ'


21

어제는 3.1절


22

다리가 많이 두꺼워졌다. 짱나.


23

오늘은 나의 생일. 생일을 핑계삼아(?) 데이트를 했다. 아쿠아리움도 올림픽공원도 오빠와 함께해서 좋았다. 축하메세지도 생각보다 많이 받았다. 올해가 벌써 3개월이나 지나갔구나. 내년에는 많은 것이 처음으로 달라져있겠지? 아가씨로써의 마지막 생일인지도... 아무튼 넘 재밌게 보내서인지 내일 가기 싫다. 으. 아! 그리고 선물로 받은 이 일기장도 아주 맘에 듦. 기분 좋다.


24

어제 일기를 쓰고 오늘 느낀 두 가지. 1: 먹펜으로 쓰지 말아야겠다. 2: 옆 페이지에 소설 문장이 끝나지 않아도 짤리는 군. 오늘은 유현언니까 나에게 교육생 중 내가 제일 편하다고 말했다. 나도 동감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하루 늦게 케이크와 꽃다발을 받았다. 여러모로 기분이 좋긴한데 피곤하다.


25

어제...

그러니까 이 일기장 기준 오늘, 일기를 쓰지 않았는데 옆 페이지가 설국의 문장이라니.


26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다. 일에 익숙해져서 서있는게 전처럼 힘들진 않지만 집에오면 다리가 부어있다. 


27

직장인들이 불금불금 하는데 오늘은 불목이다. 내일 늦게까지 자기는 글렀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이제진짜 일을 다니면 쉬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겠지 넘 슬프다. 계속 학생이면 좋을텐데. 블러셔 유통기한이 2015년 10월까지였다. 충격.


저작자 표시
신고

'버섯씨의 소소한 일상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8일~ 3월 11일  (0) 2017.03.12
1월11일~ 1월 22일  (0) 2017.01.22
1월7일 ~ 1월 10일  (0) 2017.01.10
11월 26일 ~ 1월 6일  (0) 2017.01.06
11월14일 - 11월 21일  (1) 2016.11.21
10월31일~ 11월13일  (2) 2016.11.13
Posted by 버섯씨

혀를 사 왔지

-"이봐, 안 사면 후회하게 될 거야."

뒤를 돌아보았어. 어린 당나귀가 돗자리를 펴고 앉아 혀를 팔고 있었어. 사실 나는 혀 같은 건 조금도 필요하지 않았어. 하지만 결국 그 어린 당나귀에게서 혀를 사 왔지. 왜 하필 혀를 사왔느냐고? 난 혀가 없거든.

- 혀, 품절.

다행이오. 내게도, 혀가 필요했던 이들에게도.


지구는 동그랗고

-할머니의 세계와 아빠의 세계는 언제나 달랐다. 아빠는 우주를 만들었고 할머니는 우주를 파괴했다.

-가방이 열리더니 구슬들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밤바람 때문인 거야?"

"네가 엄마를 기다려서지."

아빠와 나는 우주의 그 어떤 것들도 우리의 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작게 속삭였다.

구슬들은 천천히 높이 떠올랐다. 우리가 누워 있는 바위도 구슬들을 따라 하늘 위로 떠올랐다. 아빠와 나는 바위 위에 올라섰다. 구슬들은 우리가 서 있는 바위를 주임으로 부드럽게 돌며 바람을 일으켰다.


나를 데리러 온 고양이 부부

-나는 학교 가는 길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부부를 만나 산책하는 것이 좋았다. 고양이 부부는 언제나 느긋하게 걸었다.

-고양이 부부는 우아하고 노련하게 할짝할짝 차를 혀로 핥아먹었다. 물론 나도 엄마가 준 우유를 혀로 핥아 먹어 본 적이 있다. 엉덩이를 한 대 맞은 뒤로는 엄마 앞에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지만. 나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국이나 음료를 핥아 먹을 줄 알았다. 잠시 잊고 있던 좋은 기억들이 몸에서 배어 나왔다. 내가 정말 고양이 부부의 아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 집에 종이 엄마가

-나는 엄마의 말을 들을 때마다 가볍고 튼튼하고 좋은 소리가 나는 기타가 되는 상상을 했다. 그럼 언제나 엄마 등에 업혀서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고, 엄마가 나를 숨길 필요도 없고, 카페에선 나를 안고 노래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기타가 되는 일은 꿈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집에 데려다 줘."

"그 집이 아니라 이 집이라고. 집이 훨씬 좋지? 네 친할머니 말이야. 이사 온 걸 모르고 내가 거기 데려다 준 거야. 얼굴도 비슷하고 해서. 너라면 한두 번 본 사람 얼굴을 기억할 수 있곘냐고. 머리 모양도 비슷하고 체구도 비슷하고 게다가 그 집에 살고 있으니 그런가 보다 했지. 그러니까 이건 절대 내 잘못이 아니야. 넌 대체 그날 그 할머니에게 뭐라고 말한 거니?"

"'엄마가 저를 버렸어요.'라고 말했어."

"미쳤었구나. 이건 다 네 잘못이야. 내가 분명히, 김영광 씨 달이라는 말을 하랬잖아."

"그 말도 했어."


돌 씹어 먹는 아이 / 아빠의 집으로 / 아무 말도 안 했어? 까지 총7편

문학동네. 안경미 그림.


줄곧 빌리고 싶었던 송미경 작가의 돌씹어먹는 아이. 빌린 자리에서 다 읽었지만 필사하고 싶어서 반남은 안 했고... 김남중 작가님 책과 동시집을 빌리자! 했는데 동시집은 아는 게 없었고... 자존심을 빌리려다 싸움의 달인 빌려왔다. 곧 필사해야지.

송미경 작가님 책은 듣던 대로 상상력이 엄청났고... 혹시 난 주워 온 아이가 아닐까? 혹시 난 고양이가 아닐까 하는 어린이적 고양이 부부라는 재치있고 흥미로운 소재로 이끌어낸 나를 데리러 온 고양이 부부. 가장 재밌게 읽었다. 전체적으로 단편 동화의 진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려워하는 동화적 문장(?)과 소설적 문장(?)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점이 따라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지구는 동그랗고 같은 경우에는 내가 쓰는 어두운 동화들과 조금 비슷했는데 마지막에 환상적인 결말이라 좋기도 아쉽기도 했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버섯씨


티스토리 툴바